LICO가 스스로 브랜딩한 LICO를 소개한다. 황보상우 LICO CEO.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유보람 LICO 프로젝트 디렉터 이영선 LICO 프로젝트 매니저 기획LICO는 ‘LIFE IS COMIC’의 줄임말로, ‘인생은 만화다’를 신조로 2017년에 설립한 만화, 애니메이션, 음악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다. 이번 브랜딩 프로젝트는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막 넘은 LICO를 알리는 것과 회사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처음은 여느 기업 브랜딩과 마찬가지로 로고 디자인과 컬러 지정, 그래픽 모티브 등 으레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나가는 것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수많은 시안을 만들어낼수록 이런 방식으로 도출해낸 디자인은 LICO라는 회사를 표현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고민했고, 2017년 처음 떠났던 동계 워크숍의 사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LICO에서는 매년 워크숍마다 그해의 워크숍 콘셉트를 새롭게 지정하는데, 그 당시 콘셉트가 LIFE IS ____. 였다. 빈칸을 플레이어(우리는 조직 구성원을 플레이어로 칭한다) 스스로 각자 생각하는 삶의 정의를 작성하여, 하나하나 다르게 디자인된 티셔츠를 만들었고, 모두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어 재미있는 결과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LICO의 플레이어 대부분은 과거 우리가 만든 콘텐츠의 소비자였으며 현재 그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그들의 성격과 정체성이 바로 LICO 자체라고 정의하였다. 언어로 표현되는 브랜드 디자인LICO의 브랜딩 디자인은 한 마디로 텍스트를 통한 ‘위트 있는 언어의 변주’라고 말할 수 있다. 브랜드 슬로건의 모든 확장은 기본 슬로건인 LIFE IS COMIC에서 COMIC을 지우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나가는 데서 출발하는데, 문장을 완성하는 낱말은 슬로건이 적용되는 각 오브젝트 별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이렇게 완성하는 문장을 통해 LIFE IS COMIC이라는 기본 철학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게 했다.더 재미있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항목을 리스트로 만들고, 해당하는 문구를 계속해서 채워나가며 아이디에이션을했다. 예로, 슬리퍼에는 LIFE IS right라는 문장이 적용되어 있는데, LIFE IS는 왼발에, right는 오른발에 적어 오른쪽이라는 의미와 올바르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주었다. 그리고 유명 광고 문구를 패러디하여, 프린터기가 있는 공간에 LIFE IS COMIC no jam이라는 문구를 사이니지로 적용했다.기본 골조가 되는 LIFE IS COMIC을 슬랩 세리프 대문자로 정직하게 쓴 뒤, COMIC만 취소 선으로 지우고, 새롭게 정의할 단어를 소문자로 표기하여, 마치 편집자가 잘못된 문장을 바로 잡아놓은 교정본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게 디자인했다. 검은색으로 담백하게 쓴 슬로건에 비해, 취소 선은 브랜드 키 컬러(네온 노랑)를 사용해 대비를 줌으로써 ‘지움’이라는 행위가 역설적으로 ‘강조’되는 재미를 더했다. 브랜드 키트 제작 과정모든 아이디어는 공상에서 시작되고, 그 공상은 긴장되는 조건이 없는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자연스레 떠오른다고 믿는다. 모든 플레이어가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인 회사 안에서 가장 창의적인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LICO의 플레이어들은 80% 이상 연속적 속성을 갖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스토리, 캐릭터, 애니메이션, 웹툰, 작곡 등 다양한 창의적 업무를 하고 있으며 회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만큼 자유롭게 일하는 데 익숙하다.브랜드 키트의 구성품은 ‘창작자의 입장에서, 작업할 때 어떤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과 ‘어떻게 하면 가장 쉽고 빠르게 회사의 정체성을 조직원들에게 내재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결국 ‘오피스’라는 공간적 특성을 최대한 편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의류, 슬리퍼와 같은 아이템과 그들이 아이디에이션을 할 때, 항상 손에서 놓지 않는 도구를 중심으로 리스트를 만들었다. LICO에서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LICO와 함께함을 축하하며, 브랜드 키트를 제공한다. 이 브랜드 키트의 구성품은 기본적인 사무용품 외에 다양한 물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품목은 다음과 같다. 회사 소개서(+스티커), 후드 티셔츠, 반팔 티셔츠 2벌, 캔버스 숄더백, 휴대전화 케이스, 형광펜, 볼펜, 슬리퍼. 총 8가지 품목으로, 모든 구성품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소재부터 패키지까지 하나하나 까다롭게 검수하여 만들었으며, 제작 일정은 제품에 따라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14주까지 소요되었다. 이 중 한 가지를 꼽자면, LICO의 그래픽 모티브인 형광 색상의 취소 선을 마치 제품화한듯한 20cm의 점보 사이즈 형광펜을 들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특별한 형광펜을 찾기 위해 수많은 형광펜을 조사했으며, 결국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 해외 판매처와 10여 통의 메일을 주고받은 끝에 포함한 품목이다. 이뿐만 아니라 의류 제품 또한 패턴부터 부자재 하나하나까지 새로 제작하고 검수하여 LICO만의 정체성을 녹여냈다. 결과LICO의 새 얼굴은 기존의 콘텐츠 제작사라는 기업 특성에 맞는 텍스트 디자인 방식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이다. 문장형의 로고타입은 적용되는 곳에 따라 여러 번의 문장 수정과 글줄 변화 등 타이포그래피 테스트를 통해 하나하나 고심해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모두 만족했으며, 추후 나올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작업물도 기대한다.앞으로 오피스 내에서 오가며 지나치는 작은 사인들과 항상 몸에 지니고 사용할 브랜드 키트가 알게 모르게 플레이어 스스로 LIFE IS (something)을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그래서 그것이 고객과 소통할 때 하나의 단단한 브랜드 이미지가 되길 기대해본다. 해당 기사 전문은 CA MAGAZINE #242 <NEW YEAR, NEW STA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