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애니메이터 사이먼 차우

사이만 차우는 ADHD를 앓고 있다. 그의 작업은 직감에 의존한다.사이먼의 조직된 무질서를 들여다본다. 아트 센터 디자인 대학교를 2001년에 졸업한 후, 차우는 나이키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애니메이션 <아트 오브 스피드Art of Speed>로 일찌감치 세간의 찬사와 주목을 받았다. 그는 끝없는 상상력을 통해 애플, 아디다스, 어덜트 스윔Adult Swim, 구글, 나이키, 뉴욕 타임스, 레이밴, 소노스, 워비 파커Warby Parker, 유니클로 등과 작업해왔다.사이만은 그의 작업 방식을 꾸준히 달리하면서 미디어 전반에 걸친 작품을 만들어 냄과 동시에 그의 소재들을 지속해서 진화시키고 다양화한다. 그는 영어와 중국어에 관한 깊은 관심에서 영감을 얻고, 상징과 시각적 서사를 이용해 이야기로 가득 찬 표현을 구사한다. 정체성, 신화, 고향으로부터의 이주 등을 포함한 이민자로서의 경험을 작품의 주제로 활용한다. 또, 그는 작품 속에서 ADHD 환자로서의 경험을 주저 없이 표현한다. 네덜란드 안트버르프Antwerp에서 열린 <어스 바이 나이트 Us by Night> 페스티벌에서 그의 강연에 매료된 후, CA는 차우와 함께 사회적 외톨이로 느끼는 감정들과 로스앤젤레스 중국인 사회가 주류 사회에 녹아들면서 겪는 문제들, 그의 직관적인 창작 과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비-사이드를 통해 보기Looking Thru The B-Sides> <어스 바이 나이트> 강연에서, 학창 시절에 홀로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얘기했어요. 혼자 일할 때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나요?운 좋게도, 포토샵에 새로운 애니메이션 기능들이 추가된 덕분에 홀로 일하는 효율성이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서 제가 맡은 상당수의 프로젝트를 오직 저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하게 되었죠.제가 사람들을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전 사람들을 좋아해요! 하지만, 어떤 시스템의 일부가 됨으로써 오는 여러 제약이 싫은 것 같아요. 제 작업 방식이 특히 직관적이어서 그렇겠죠. 예를 들자면, 애니메이션 작업과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은 서로 명확하게 나뉘어 있지 않아요. 하지만, 회사 같은 전통적인 조직 환경에선 이러한 작업을 조금 더 딱딱하게 구분하고 그에 맞춰야 하죠. 혼자 일하게 되면서, 결과물을 수정하고 다시 작업할 여유가 많아졌어요. 조금 더 전통적인 조직에서 일하게 되면 그렇게 하기가 더 힘들게 되죠. 그래서 혼자 일하는 특이한 작업 방식을 택할 때 더 행복해요. 별다른 계획 없이 바로 작업에 돌입해 소프트웨어를 만지작거리는 걸 좋아한다면서요. 스토리보드 같은 걸 쓰지 않는 유기적인 방식을 택하는 것이죠. 그 작업 과정을 더 설명해 줄 수 있나요?네, 유기적인 작업 방식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계획 없이 그냥 무언가를 만들어내요. ADHD를 앓으면서 생기는 문제 중 하나가 제가 정확히 뭘 원하는지 스스로 알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는 제 방식이 이치에 맞지 않게 보여요. 그냥 여러 가지 것들을 만들어 놓고 맘에 들지 않는 것을 빼다 보면 무언가 떠오르는 거예요. 대부분의 경우엔 제가 뭘 원하는지 몰라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거죠. 그냥 그런 거예요. 그럼 자연스럽게 작품이 형성되는 건가요?네, 그냥 느낌이 오는 대로 하는 것이죠. ‘좋아, 이건 괜찮아 보여. 이게 좋을 것 같아’ 하는 직관적인 생각이죠. 다시 말하자면 그런 느낌이 올 때까지 계속 반복하는 거죠. 어릴 적에 홍콩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했고, 사회적 소외감을 겪었다고 했죠. 만일 홍콩에 계속 남았다면 달랐을까요?홍콩에 남았더라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거예요. 제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겠죠. 장담하건대, 예술가가 되어있지는 않았을 거예요. 홍콩에선 이런 일을 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아요. 물론 몇몇은 이런 일을 하겠지만, 가물에 콩 나듯 있을 거예요. 제 부모님은 아마 저를 회계사나 공학자와 같은 기성 직업을 가지도록 몰아붙였을 거예요. 아디다스의 의뢰로, 자기 파괴적인 시기를 보낸 경험을 정신병적 판다에 관한 단편 영상으로 만들었는데, 어떤 특별한 감정이나 경험이 작품 속에 녹아든 적 있나요?아, 전 그 영상을 아주 좋아해요. 제가 딱히 무엇을 의도하고 제작한 영상은 아니에요. 그냥 무의식중에 그런 이미지들이 스스로 형성된 것이죠. 왜 아디다스가 그런 어두운 소재들로 단편 영상으로 제작하자고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최근에 저는 더 정치적인 생각을 하거나 제 과거를 감정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깊게 탐구하고 있어요. 무의식 속에서 그런 생각들이 다른 작품 활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 문제는 너무 깊게 생각 안 하기로 했어요. 당신의 많은 작품이 밝고, 화려하고, 무질서하죠. 이런 스타일이 ADHD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해요?네, 의심의 여지가 없죠. ADHD의 영향을 받은 동시에 제가 자라온 방식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홍콩은 매우 시각적으로 무질서한 곳이에요. 많은 관념이 뒤섞인 도시죠. 홍콩은 고유의 정체성이라고 할 것이 많이 없어요. 중국이나 일본 등 수많은 곳에서 영향을 받은 잡종 거대 도시죠. 아마도 ADHD 때문에 편집 작업에 미숙한 편인데, 점점 더 나아지고 있어요. ADHD를 앓았던 네덜란드 일러스트레이터 메린 호스Merijn Hos는 자신의 스튜디오가 매우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어야 하며, 방해되는 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어요. 혹시 비슷한 작업 환경을 갖고 있나요?아니요! 제 작업실은 매우 무질서하며, 제가 특정한 환경에서 더 일을 잘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저는 제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가장 일을 잘해요. 그때가 가장 편안하다고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작업 환경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제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좋은 정신 상태가 갖추어져 있는 것이 중요하죠. 바로 이 작품 활동에 몰입하는 상태가 저를 가장 행복하게 하고 흥분하게 하죠. 제 아내는 정반대의 성격이에요. 그녀는 언제나 정돈되어 있고 깔끔하죠. 제 아내 없이는 저는 엉망진창이 되었을 거예요. 항상 그녀는 집 안의 모든 것을 질서 있게 유지하고, 그게 제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구제 불능으로 지저분하다는 말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 머릿속 어딘가에서 제가 깔끔해지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외치고 있어요. 시클로프 페스티펄Ciclope Festival을 위해 만든 타이틀 영상 컷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유기적인 작업에 관해서 말인데요. 그런 것들을 시각화하지 못했을 때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나요?항상 그래요. 제가 작업해 내는 분량 중 90% 정도는 실패작이라고 생각해요. 오랫동안 저는 제가 만들려고 구상하는 것이 화면으로 잘 옮겨지려고 하면 그 상황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어요. 그냥 모니터에 주먹을 날리거나 작업을 때려치우려고 했었죠. 하지만, 그런 것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작업 과정에 대한 강박관념이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조금 덜 실패에 연연하게 되고, 이것이 모두 전체적인 작업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해요. 내일의 작업 과정은 좀 더 순탄할지도 모르죠. 더 험난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오늘의 작업에서 무언가를 배워야지, 내일 작업할 때 도움이 되죠.이건 뺄셈의 미학이라고 생각해요. 빡빡한 제출 기한이 있는 작업 환경에서 쓰는 방식으로는 딱히 좋지는 않죠. 하지만, 다행히도 제 클라이언트 중 다수는 제 작업 과정을 이해해주고, 제가 즉흥적이고 유기적으로 작업하도록 놓아줘요. 이 인터뷰의 전문은 2018년 7-8월호 : '여름과 디자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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